슬픔에 관하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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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19-07-21 10:2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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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것도 모르는 어린것은 시골서 보지 못한 높은 건물과 자동차의 홍수(洪水), 사람의 물결들이 신기(新奇)하고 재미있는 모양이었다. 오늘이 그에게는 참으로 기쁜 날이요, 우리에게…(drop)
그 무서운 가난과 고뇌(苦惱) 속에서 어쩌면 이렇게도 모든 사람의 가슴을 가라앉힐 수 있는 평화경(平和境)이 창조될 수 있었을까? 신비로운 일이... , 슬픔에 관하여인문사회레포트 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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슬픔에 관하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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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무서운 가난과 고뇌(苦惱) 속에서 어쩌면 이렇게도 모든 사람의 가슴을 가라앉힐 수 있는 평화경(平和境)이 창조될 수 있었을까? 신비로운 일이...
다. 그러나 곧 수술(手術)을 받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자라왔다. 그러나 또한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.
“아빠, 구두.”
그는 구두 가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. 구두가 신고 싶었었나보다, 우리 내외는 그가 가리킨 가게로 들어가, 낡은 운동화를 벗기고 가죽신 한 켤레를 사서 신겼다. 베토벤의 <전원교향곡(田園交響曲)>이나 <봄의 소나타>를 들을 때도 나는 이러한 신비를 느낀다. 어린것의 두 눈은 천하라도 얻은 듯한 기쁨으로 빛났다. 그에게는 티끌만한 근심도 없었다. 슬픔은, 아니 슬픔이야말로 참으로 인간으로 하여금 그 영혼을 정화(淨化)하고 높고 맑은 세계를 창조하는 힘이 아닐까? 예수 자신이 한없는 비애(悲哀)의 사람이 아니었더라면, 인류의 가슴을 덮은 검은 하늘을 어떻게 개게 할 수 있을 것인가? 공자(孔子)도 석가(釋迦)도 다 그런 분들이다. 그런데 오늘, 그 병이 재발(再發)한 것을 비로소 알았고, 오늘의 의학으로는 치료의 방법이 없다는 참으로 무서운 선고(宣告)를 받은 것이다.
나의 막내 아들은 지난 봄에 국민학교 1학년이 되었어야 할 나이다. 그 때 이 아이는 ‘신장종양(腎臟腫瘍)’이라고 하는 매우 드문 아동병(兒童病)에 걸렸다.
아이의 손목을 하나씩 잡고 병원 문을 나서는 우리 내외는, 천 근 쇳덩이가 가슴을 눌러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. 나는 그의 얼굴을 바로 보지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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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무서운 가난과 고뇌(苦惱) 속에서 어쩌면 이렇게도 모든 사람의 가슴을 가라앉힐 수 있는 평화경(平和境)이 창조될 수 있었을까? 신비로운 일이다. 자기의 마지막 날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사람을 맹목(盲目)으로 만들기 쉬울 것이다. 둘 다 베토벤이 귀머거리가 된 이후의 작품인 것이다. 벌써 2년 전의 일이다.
우리는 그의 기쁜 얼굴을 차마 슬픈 눈으로 볼 수가 없어서 마주 보고 웃어 주었다.